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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선왕조 25 - 해는 기울어가고,

이름 | 신재길
작성일 | 2019.12.23
번호 | 561
조회 | 221
조선왕조 25

수양은 계유정난 다음 날 ‘영의정부사 영경연 서운관사 겸 판이병조사’라는
이름도 꽤나 긴 전무후무한 관직에 제수되어 왕을 대신해 섭정을 시작하였다.
영의정에 왕 교육 전담에 천문 책임자에 군사 책임자에 인사 책임자까지,
말하자면 이미 신하의 지위를 넘어선 것이다

이어서 수양은 공신에 책봉되지 않은 종이나 시녀들에게도 통 큰 선물을 하였는데,
김종서를 철퇴로 내려친 임어을운 등 종들에게 내린 것이
김종서, 황보인 등이 살던 집 한 채씩이었다.

졸지에 종놈이 상전벽해가 된 것이다.
총명한 어린 단종은 잠시라도 수양을 믿었던 자신을 탓하며,
밀려드는 두려움과 서러움을 감추어 삭이고 “모든 권한은 다 줘도 상관없다.
몇 년 만 이 자리를 지키면 된다”라는 생각 하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왕의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두려움과 서러움과 외로움의 눈물만은 감출 수 없었다
그로부터 1년.
민심이 수그러지길 기다리던 수양은 슬슬 왕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하는데,
그 첫 번째는 상중이어서 안 된다는 단종의 의사를 누르고 강제로 결혼을 시키는 것이었다.

이는 정변 이후의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세간에는 수양이 왕위를 넘본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단종은 급기야 살아남기 위해서 포고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내용이 제법 그럴 듯했다.

그 내용은
“근일에 이르러 숙부께서 나에게 이롭지 못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나
이는 간교한 무리의 선동이다.
숙부는 내게 주공과도 같은 분이다”

‘주공’이 누구인가, 주공은 주나라 무왕의 동생으로서,
무왕이 일찍 죽고 그 아들이 즉위하자 숙부로서 강력한 섭정을 편 후
왕이 성장하자 미련 없이 섭정을 그만두고 신하의 자리로 돌아간 사람다.

단종의 위와 같은 유언비어와 ‘주공’을 언급한 것은
수양에게는, 수양이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하도록 묶어두자는 의미로밖에 읽히지 않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양이 존경하는 인물은
형제들과 조카를 주살하고 왕위에 오른 당나라 태종이었고,
이미 계유정난으로 왕의 허락도 없이 왕의 신하들을 죽임으로써 역모의 길에 들어섰으니,
수양도 왕이 되는 것 말고는 살아 날 길이 없는 상황이었다.

수양은 드디어 소년을 넘어 청년을 향해 가는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양보 받을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했으니,
이는 끊임없는 역모 사건 조작으로
단종을 따르는 사람들을 마구 해치는 것이었다.

수양의 뜻대로 신하들은 입을 모아
금성대군(세종의 여섯째 아들, 수양의 동생), 혜빈 양씨(세종의 후궁) 등
단종과 가까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일 것을 계속적으로 청하니,
어린 단종이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졌음을 깨닫고
“더 버티다가는 나를 따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 하에
드디어 대보를 수양에게 전하니,
수양대군 세조(7대)는 마침내 몽매에도 그리던 임금이 된 것이다.

계속....
자료제공 : 칠곡공인노무사 신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