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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군부대후문 잘려나간 벚나무

이름 | 방극만
작성일 | 2014.06.07
번호 | 333
조회 | 3757
인간의 권리
우리는 모두가 자연의 일부이고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또한 자연 속에 속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을 때론 망각한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경북 왜관이다.
미군부대 후문에 송두리째 잘려나간 벚나무를 보고 한참 말을 잃었다.
무모한 군청!
어떤 이유로도 설명 불가라는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무엇이 소중하고 기억해야 할지도 모르는 관의 판단에 적잖은 실망을 감출 수 없다.
누구의 지시고 판단인지도 궁금하다.
지난 봄 난 아내와 함께 왜관 미군부대 후문에 만개한 벚나무 꽃구경을 하기위해
밤나들이를 갔었다.
삭막한 이곳에 피어있는 벚나무는 이곳이 긴장과 경계의 지역이라는 걸 잊게 했다.

호국의 고장 왜관!
6.25의 치열한 마지막 방어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했고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고장이다.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장에서 옛것을 함부로 여긴다면 과연 앞뒤가 맞는지 궁금하다.
모진 비바람과 아픔을 바라보고 서 있는 벚나무가 마치 우리를 위로하듯 서 있는 그
벚나무가 무지로 잘려 나갔다.
보도블록 재료를 쌓아 놓은 걸 보니 인도를 정리하는 것 같았다.
개발과 변화라는 걸 빌미로 옛것을 하찮게 여겨 후회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독일의 건축허가 기준에는 정원과 나무와 꽃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허락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소유의 나무라도 함부로 나무를 자르거나 옮기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만약 독일이나 다른 선진 문화를 지향하는 나라였다면 적어도 그 나무를 확보하고
인도를 공사했을 것이다.

쉽게 공사하기 위해 잘랐는지,
아님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궁금하다.
더더욱 근처 공사가 끝난 곳에는 가로수를 심어 놨다.
그렇지 않아도 삭막한 도시환경인데 있는 것도 없애는 생각은 또 무엇일까?
그곳은 인도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이다.
가로수가 없으니 더더욱 주차는 인도를 점령하고 있다.
인도인지 주차장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행정을 하는 사람의 사고가 의심스럽다.
내가 왜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싫어졌다.
더더욱 이렇게 잘려 나가도 누구하나 말하지 않는 주변이 더 실망스럽다.
왜관은 공원이나 사람이 휴식할 수 있는 도심 공간이 부족한데 예전의 역사는
소중하게 여기면서 오래된 나무를 자른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 벚나무가 잘려 나가기 전 칠곡군은 누구와 상의했고 결정했을까!
관이 계획하고 실행하면 시민은 무조건 바라만 보고 있어야하나!
특히 자연이나 생태계를 결정 짖는 일은 적어도 서로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판단은 누구의 판단일까
지역특화니 관광사업이니, 목적사업이니 하는 것도 환경이나 히스토리를 무시한
사업이 있었던가!

외국의 사례를 봐도 옛것이 재구성되고 해석되어 새로운 관광자원이나 도시생태계로
자리 잡은 예를 수차례 바라보았는데도 여전히 소홀하게 여기는 무지는 무엇으로
해석 되야 하나!
이유를 떠나 대충 봐도 지름 80cm정도면 100년은 넘었을 벚나무가 잘려 나간 건
화가 난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진해에 군항을 건설하면서 도시 미화용으로 심게 된 것이 효시로
해방 직후 벚나무가 일본의 국화라고 잘못 알게 된 시민들은 일제의 잔재라고 하여 벚나무를 마구
제거하여 종적을 감추게 되었다.
그 후 1976년 4월 진해를 방문한 대통령께서 진해를 세계 제1의 벚꽃도시로 가꾸어 보라는 지시로
민-관-군의 범시민 운동으로 벚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 현재는 34만여 그루의 벚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그리하여 지금에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도 했었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도 산벚나무로 만들어 졌다.

일본 국화로 알고 있는 사쿠라는 원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벚나무다.
환경호로몬이니 이상기후니 하는 것도 숲이 사라지고 탄소가 늘어나면서
밸런스가 무너진 거 아니었나?

테오콜본 책 도둑맞은 미래에서 말한다,
자연은 관대하지 않다, 인간이 저지른 만큼 반드시 되돌려 준다는 경고를 쉽게
생각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가 느낄 것이다.
이것 쯤하는 하찮은 나무나 자연은 없다!

한번 잘려나간 무지를 어찌하겠는가!
적어도 앞으로는 도시환경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살아가야할 환경이 어떠해야하는지 한 번 더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여
결정되기를 바란다.

과정이 어렵지만 많은 분야의 의견도 수렴해야하고, 계획의 수정과정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도시환경을 무조건 새것으로 교체하고
새것을 짓는 것이 도시계획이 아니라 사람과 도시가 살아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도시계획이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자연과 동화될 수 있는 도시가 살고 싶은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