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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이 예산낭비의 원인

이름 | 김태호
작성일 | 2018.03.04
번호 | 14366
조회 |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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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2.jpg (4MB)
칠곡군, 실패한“전통재래시장 살리기” 원인은 주먹구구식 탁상행정
대형할인마트와 기업형 마트들이 전국 주요 도시들에 쓰나미 같은 위력을 발휘하며 속속 입점함에 따라 그동안 골목상권을 천직으로 여기며 지켜온 수많은 중, 소 상인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통재래시장들은 그 명맥마저 이어가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으며, 이에 각 지역의 지자체에서는 저마다 관련 공무원들과 지역 상인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전통재래시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회생의 기미는 좀체로 보이지 않는 것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오늘의 현실이 되었다.
칠곡군은 총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4년(2012년 ~ 2015년)에 걸쳐 다목적회관 건립, 도시계획도로 개설, 전통시장 정비, 녹지공간 조성 등의 약목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되는데, 그 가운데 10억 원으로 소재지 내 노후한 인도블럭의 교체 및 도로경관을 개선하고, 전통시장 내 비가림시설 설치와 바닥 정비로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개선키 위해 투입하였다고 한다.
당시 칠곡군수는 “약목시장 내 비가림시설 설치 사업이 마무리 되면 전통시장이 현대화시설로 재탄생해 다양한 농수산특산물 판매와 침체된 전통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는데, 눈앞에 펼쳐진 지금의 현실은 당시의 장미빛 희망의 기대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회색 빛깔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인들은 한숨과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공교롭게도 기자가 사진촬영과 취재를 위해 약목재래시장을 찾은 날은 5일장인 약목재래시장이 열리는 날이었으며 마침 비가 내리고 있어 “전통재래시장 살리기의 핵심 시설”이라 할 수 있는 비가림막의 투자가치를 가늠하기에 더없이 좋은 절호의 기회였다.
카메라 렌즈에 들어오는 시장 풍경은 그야말로 전을 펼친 상인이며 상품을 찾는 구매자 한 사람 없는 썰렁하다 못해 조금은 살벌함까지 풍기는 모습이었다.
사람이 없어도 어떻게 이렇게도 없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바람이 불면 비가 비가림막 속으로 흩뿌리는 상황에서 비가림막의 효과에 대해서는 달리 말이 필요 없게 됐다.
말 그대로 비가림막이라 함은 비를 가리고 막기 위한 것이고 우천 시에도 원활한 상거래를 유지하기 위함이 애초의 목적일 텐데 그 목적은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그런 것이 있는지는 몰라도 엄격히 말한다면 “비가림막”이 아니고 “투명 그늘막”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인근에 살고 있다는 주민 A씨는 “차라리 그런 돈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하여 그 수익으로 상인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고 항구적이지 않나?” 하면서 칠곡군의 주먹구구식 행정을 비웃었다.
결국, 칠곡군에서 수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여 모처럼 약목면 전통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한 비가림막시설은 시장에서 가게를 소유하고 있는 일부 기존 상인들의 주차장, 또는 허드레 물품들의 야적장으로서의 역할만을 하는데 그치고 말았으며, 이 시설로 인하여 그 전 대비하여 매출이 늘었다거나 시장을 찾는 손님이 증가했다는 소문은 지금까지 전무하다.
참고로, 인접한 지자체인 구미시의 “선산전통재래시장”은 많은 예산 들이지 않고, 관계 공무원들과 상인들의 끊임없는 협조와 노력으로 전국에서 이름난 대표 성공사례의 전통재래시장으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전통재래시장을 살리려는 수많은 지자체의 선망의 대상 1호가 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비가림시설이나 처마차양, 간판정비, 등과 같은 큰 예산이 소요되는 시설은 전혀 볼 수 없다.)
비가림 같은 구조물이나 처마차양 만들어 주고, 간판 하나 바꿔 준다고 죽어가는 전통재래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처음부터 무모하고 어리석었다.
차라리 그런 예산 있으면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약목시장에서만의 독창적인 볼거리, 먹거리를 생산하여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훨씬 유익하고 바른 선택일 것이다.
지금 100년의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통재래시장 하나가 역사의 수면 밑으로 가라앉으려 하는 중대란 기로에 서 있다.
결국 칠곡군의 약목면 “전통재래시장 살리기”는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관계공무원들의 안이하고 부실한 검토, 치밀하지 못한 졸속 타당성 조사와 주먹구구식의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혈세만 낭비하고 실패로 막을 내린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경우로 남게 되었다.
사려 깊고 신중한 검토 없이 비가림시설 사업을 승인해 준 칠곡군의회도 책임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경북뉴스라인 김태호 기자)